56세 여자가 오른쪽 4번째 손가락 마디가 아픈 것 때문에 서울마디 통증클리닉에 내원하였다. 환자가 아프다고 말한 부위는 오른쪽 4번째 손가락의 뒷쪽이었다. 환자는 이 부위가 몇달전부터 아파 병원과 한의원 등을 방문하여 "류마티스 관절염"이라고 듣고 주사, 물리치료, 침술 등을 받았다. 그러나 이런 치료에도 호전이 없어 서울마디 통증클리닉을 방문하였다.



환자가 통증을 느낀다고 하는 부위를 진찰하였을 때 외견상 특이 소견은 없었다.

환자가 통증을 느낀다고 하는 부위를 눌렀을 때에도 압통(눌렀을 때 통증을 호소하는 것)은 없었다. 환자가 통증을 느끼는 부위와 이학적 검사가 맞지 않아 다른 곳에 이상이 있는지를 보기 위해 환자의 손바닥을 보았다.





환자의 손바닥에서 압통이 있는 부위. 4번째 중수골-손가락 관절(별표로 표시한 부위)에 압통이 있어 방아쇠 손가락이 의심된다.



환자의 손바닥쪽을 보았을 때 오른쪽 4번째 손가락이 안으로 약간 구부러진 상태인 것이 보였다. 4번째 중수골-손가락 관절(metacarpal-phalangeal joint)을 눌렀을 때 압통이 있었다. 4번째 손가락을 굽혔다가 폈을 때 손가락이 잘 펴지지 않았고 걸리는 느낌이 들었다. 이러한 이학적 검사 소견에 비추어 방아쇠 손가락이 의심되었다. 이를 확인하기 위해 초음파 검사를 하였다.





방아쇠 손가락이 생긴 4번째 손가락의 힘줄과 방아쇠 손가락이 없는 3번째 손가락의 힘줄을 비교한 초음파 영상. 방아쇠 손가락이 생긴 4번째 손가락의 힘줄을 싸고 있는 막이 두꺼워진 것이 보인다

방아쇠 손가락이 생긴 4번째 손가락의 힘줄이 관절 부위를 지나갈 때 힘줄을 싸는 막이 두꺼워진 것을 보여준다.



환자의 이학적 검사와 초음파 검사 소견에 비추어 방아쇠 손가락으로 진단하였다.

방아쇠 손가락이 오래되면 손가락이 구부러지면서 펴지지 않아 손가락의 뒷쪽에도 통증을 느낀다는 환자들이 있다. 손가락의 뒷쪽에 통증을 느낀다고 하여 "류마티스 관절염"이라고만 생각할 것이 아니라 이학적 검사(진찰)를 충실히 하여 질병을 진단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것을 보여주는 사례이다.